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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책

조엔 바칸 <기업에 포위된 아이들> 기업은 아이들을 이익의 제물로 삼는다 “사회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만큼 그 사회의 정신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도 없다.” 넬슨 만델라의 말이다. 동시에 의 저자 조엔 바칸의 문제의식이다. 아이를 대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삼자면 우리 사회의 정신은 지극히 염려스럽다. “거대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려고 어린 시절을 무자비하게 압박하는” 사회이기에 그렇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가, 특히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두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저자는 일단 기업이 이익을 위해 아이들을 제물로 삼고 있는 현실을 꼼꼼하게 폭로한다. 전작인 (황금사자)에서 저자는 “기업은 언제나 이익을 창출하도록 행동하고 법적으로 그렇게 강요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기업은 이익 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기에 인간으로 치면 사.. 더보기
폴 리쾨르 <해석에 대하여> 『해석에 대하여 :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은 폴 리쾨르의 철학에서 독특하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서 매우 거칠고 도식적인 설명방식이 허락된다면 리쾨르의 철학은 초-중-후기라는 구분을 사용해서 파악할 수 있다. 초기 리쾨르의 철학―주로 1950년대에 이루어진―은 현상학적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 세 권의 책 『의지적인 것과 비의지적인 것』, 『잘못을 범하는 인간』, 『악의 상징』으로 대변되는 의지의 현상학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삶의 세계 속에 거주하는 인간의 의지와 동기, 여기서 비롯되는 실천들이 세계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인간 능력의 유한성과 그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을 딛고서 무한에 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잘못과 오류 가능성, 그러한 잘못이 극대화되어 표현되는 .. 더보기
엠마뉘엘 레비나스 <신, 죽음 그리고 시간> 신, 죽음 그리고 시간…에마뉘엘 레비나스 한 철학자를 얻음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산등성이를 갖게 되는 것이다. 거기로부터 바라보면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다른 전경이 펼쳐진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프랑스의 유대인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사진). 그는 러시아 문학과 독일철학과 프랑스의 인문교양을 자양분으로 사상의 골격을 키우고, 히브리어 성서와 탈무드에 깊은 지혜의 뿌리를 내려, 동시대인인 우리에게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독특하게 다른 눈과 장소를 제공해 준다. 이 책 은 1975~1976년 소르본 대학에서 행한 레비나스의 두 강의를 모아놓은 것이다. 신, 죽음, 시간이라는 세 개념을 통해 그가 문제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윤리적 관계'다. 두 개의 세.. 더보기
미셸 푸코 <말과 사물>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1966)은 푸코의 저작 가운데 가장 유명한 책이지만 이 책을 좋은 번역으로 접해볼 기회를 갖지 못한 대개의 국내 독자들에게는 꽤 당혹스러울 만한 책이다. 우선 이 책은 [광기의 역사](1961)의 독자들이 보기에 낯선 책이다.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데카르트의 [성찰](1641)과 광인들의 대대적인 감금(1640)이 정확히 동일한 시기에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근대의 합리성이 어떻게 광기의 배제에 기초를 두고 있는지 분석한다. 따라서 이성과 광기는 서로 대립 관계에 있으며, 해방되어야 할 것은 광기다. 반면 [말과 사물]은 더 이상 광기를 이성과 대립하는 위치에 놓고 있지 않으며, 광기의 역사가 아니라 ‘인문과학의 고고학’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일종의 합리성의 역사, .. 더보기
미셸 앙리 <육화, 살의 철학> 살의 현상학, 육화의 신비 ( 2013 여름호 / http://blog.aladin.co.kr/balmas/6362890) 진태원 / 철학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HK연구교수, 시민행성 운영위원 미셸 앙리(1922~2002)는 프랑스 현상학의 최후의 대가라고 할 만한 사람이다. 독일의 에드문트 후설에서 시작되고 마르틴 하이데거와 막스 셸러 등을 통해 활력을 얻은 ‘현상학 운동’은, 하버마스가 지적한 것처럼(), 그 이후 오히려 프랑스에서 독창적인 계승자를 얻게 된다. 장 폴 사르트르와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실존주의적 현상학,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의 현상학이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프랑스적인 현상학 운동의 모습들이라면, 미셸 앙리는 프랑스 현상학이 여전히 창조적 쇄신의 능력을 잃지 않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