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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책

서울 4개 대학 생활도서관과 시민행성이 함께 뽑은 2013년 올해의 인문학

서울 4개 대학 학생 자치 생활도서관(인문사회과학도서관)과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이 함께 뽑은 올해의 인문학(총15권)

 

2013년 연말 한국사회의 풍경은 ‘안녕하지 못’ 합니다. 사회 여러 곳에서 감지되는 도덕성의 후퇴와 정치체 내 민주적 리더쉽의 부재, 공공적 가치에 기초한 시민적 덕성의 후퇴 등 정치공동체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징후들은 몇 년 동안 출판가 트렌드를 이끌었던 자기계발서와 힐링담론 수준으로는 우리 사회의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자보 열풍은 사회 위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자각이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대한 주체적인 노력이 시작될 조짐을 보여주는 징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에 서울 4개 대학의 학생 자치 ‘생활도서관’(인문사회과학도서관)과 시민행성은 올해 출간된 인문서들을 중심으로 <대학생활도서관들과 시민행성이 함께 뽑은 2013년 올해의 인문학>을 선정했습니다. 매년 계속될 이 기획이 우리 시대에 대한 보다 폭넓고 근본적이며 ‘직접적인’ 성찰을 가능하게 할 인문적 실천의 작은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 고려대 생활도서관, 서강대 생활도서관, 연세대 생활도서관, 한국외국어대 생활도서관 + 실천적 인문공동체 시민행성

(""안의 선정의 변은 각 대학 생활도서관 위원들과 시민행성 선정위원의 코멘트입니다)

 

 

1. <자살론> 천정환, 문학동네

“세계적으로 높은 자살율을 보이는 한국사회에서 우리는 왜, 어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살하는가. 자기 사회에 대한 국문학자의 인문적 성찰이 돋보이는 자살론”

 

 

 

2. <일베의 사상> 박가분, 오월의 봄

“2013년 한국사회의 위기 징후 중 하나인 ‘일베’를 다각도로 관찰하고 진지하게 성찰한 사실상 첫 번째 책. 현재 대학생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눈높이와 세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책이기도 하다”

 

 

 

 

 

3. <그을린 예술> 심보선, 민음사

“시인이면서 사회학자인 저자가 특권층이나 천재에 의한 예술론이 아니라 평등한 공유로서의 예술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시대적 의의가 충분하다”

 

 

 

 

 

4. <사랑은 왜 아픈가> 에바 일루즈, 돌배게

“사랑의 문제를 개인적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권력관계 속에서 파악한 문제작”

 

 

 

 

 

5. <돈의 철학> 짐멜, 길

“이제 번역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는 인문사회과학의 고전 중의 고전. 맑스의 <자본론>에 버금가는 자본주의 이해를 위한 고전으로, 여전히 빛나는 인문사회과학적 통찰을 보여주는 수작”

 

 

 

 

 

 

6.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궁리

“세계적인 법철학자가 문학을 매개로 정의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성찰로 나아가는 지적 강의록”

 

 

 

 

7.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개마고원

“무한경쟁 시대에 패배자가 된 우리 사회의 이십대들은 공격성을 품고 타인을 차별하고 멸시하는 가해자가 되고 있다. ‘괴물’이 되어 가는 우리의 이십대는 우리 사회의 맨얼굴이다”

 

 

 

 

 

8. <거리로 나온 넷우익-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야스다 고이치, 후마니타스

“일본 우익단체를 심층취재한 책으로, 평범한 사회인이 어떻게 타인에 대해 공격적인 인간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2013년 한국사회의 특이사항인 일베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9. <몸의 노래> 구리야마 시게히사, 이음

“의학사의 권위자인 저자가 고대 그리스의 의학과 동양 한의학을 비교하면서, 몸에 대한 패러다임을 통해 동서양의 인간관을 비교사적으로 살핀 수작”

 

 

 

 

 

10. <아파트 게임> 박해천, 휴머니스트

“산업화시대에서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대표적인 물질적 욕망인 ‘아파트’를 통해 중산층의 정치·경제·문화 이데올로기를 분석한 책. 우리 시대 무의식 이해의 적나라한 길잡이”

 

 

 

 

 

11. <기술과 문명> 루이스 멈퍼드, 책세상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세계적으로는 가장 유명한 문명학자(미래학자)의 고전. 80년 전에 나온 책이 21세기 기술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는 전율을 보여준다. 어떻게 인간은 기계와 공존할 것인가”

 

 

 

 

 

12.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한윤형, 어크로스

“날카로운 정치의식을 보여주는 새로운 청년논객의 시대 진단서. 2013년 한국 청년세대의 솔직하고 우울한 자기 분석서”

 

 

 

 

 

13.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안토니오 알타리바, 길찾기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의 격랑을 자신의 역사로 인식하고 주체화 하는 이의 치열한 고민을 생생하고 탁월한 묘사로 담은 만화.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청소년유해도서 판정을 통해 우리 시대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14. <거부당한 몸> 수전 웬델, 그린비

“‘정상인’의 시선에서 장애를 인식하는 게 불편했던 당신을 위한 책. 장애학입문서로도 좋다”

 

 

 

 

 

15. <크랙 캐피탈리즘> 존 홀러웨이, 갈무리

“나를 부르기 쉽게 명명하는 자본주의의 추상화에 맞서, 모호한 것들을 사랑함으로써 자본주의에 균열을 내자는 새로운 ‘희망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