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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행성 이야기

<최장집의 한국민주주의론> 소명출판(2013) 김정한, 진태원 기획- 경향신문 보도

* 시민행성 여름학기 강좌를 여시는 진태원선생님이 기획에 참여하시고 필자로도 참여하신 <최장집의 한국 민주주의>가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군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학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민주주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최장집의 한국 민주주의론·사진>(소명출판)이 출간됐다.

정치학·사회학 등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살아 있는 정치학자’의 이론과 연구방향을 실명으로 비평한 책을 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편저자 김정한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 연구교수는 출간을 두고 “적지 않은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민주주의 이론가인 최장집이 제시한 담론의 성과와 한계를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 연구를 심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여 소장 학자들은 최 교수의 최근 저작·인터뷰뿐만 아니라 1988년 출간한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 같은 오래전 연구도 분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안철수 의원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을 맡은 최 교수의 “안철수 신당은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이라는 발언의 이론적 연원·궤적도 책에서 읽을 수 있다.

필자들은 급진적이고 좌파적인 틀에서 최 교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노동 없는 민주주의’ 같은 주제와 정당정치론의 비판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승원 서강대 국제한국학선도센터 연구교수는 현대 민주주의가 현실적으로 정당체제를 통해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최 교수의 주장이 정치의 영역과 주체의 범위를 제약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당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한국 정치가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지 정당의 개혁이 아니라, 정당정치의 신학적 권리를 포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당정치의 희생양의 절규를 직접 듣고 스스로 정당정치의 프레임을 벗어나는 정당의 ‘해방’의 논리의 수용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이 책임질 수 없는 정치의 대상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제3의 정치형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고병권 수유너머R 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 장애인 이동권 운동에서 최근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반대 같은 운동의 흐름을 두고 “이 모든 일들을 ‘통치체제’라는 측면에서만 본다면 ‘민주주의의 실패’라고 하겠지만, ‘데모스의 힘’이라는 견지에서 본다면 이들 모두 한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역량이 표현된 것들”이라며 정당에 적극적 지위를 부여하면, 이런 일들을 보지 못하거나 평가절하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당을, 최장집이 그람시의 표현을 빌려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의 ‘현대판 군주’거나 ‘엔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 “정당은 민주주의의 군주, 즉 데모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데모스의 힘에서 나온 동력을 전달받아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일 한신대 연구교수는 “최장집이 역설하는 ‘노동 없는 민주주의’는 제도 안의 노동대표성의 과잉 불균등성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성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진보의 내재적 속성이 제도라는 경계 혹은 척도 자체를 문제시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할 때, 그 언술은 그것을 확장, 심화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들을 봉쇄하는 보수성의 표현이기도 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책에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정당정치’(김용복 경남대 교수),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화론에 대한 맑스주의적 비판’(박영균 건국대 HK 교수), ‘최장집과 에티엔 발리바르’(진태원 고려대 HK 연구교수), ‘최장집 민주주의 이론의 편견과 한계’(하승우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 ‘추첨제 관점에서 본 최장집의 제도민주주의론 비판’(이지문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전문연구원), ‘최장집의 민중-민주주의와 자유주의’(황병주 국사편찬위 연구사) 등이 실렸다.

경향신문 2013.6.9